재활병원 183일째, 만 6개월
MyStory 2020. 8. 3. 06:59 |1월17일 발병, 재활병원으로 2월 3일 전원, 이병원에서 재활한지 만 6개월.
오늘은 6개월간 나의 변화에대한 고찰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오전 운동치료가 끝났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양말을신고 환자복 상의를 입고, 마비된 왼쪽 손목에 보조기 감싸고, 왼쪽팔에 어깨 스링하고 최대한 간병사 여사님의 손을 안빌리려 노력한다. 여사님이 휠체어를 침상 옆에 대 주시면, 혼자 침상에서 휠체어로 옮겨 앉는다. 그럼 정비를 다시 한번하고 8시반에 치료실로 내려간다. 9시에 치료는 시잣이지만 공동간병을 받고 있기에 여사님이 3명의 환자를 간병한다. 옆침상 할머니도 9시에 운동치료 시작이라 한번에 휠체어 두개를 움직이는건 무리이기에 비교적 어린 내가 먼저가서 문이 안열린 치료실 앞에서 대기를 한다.
이 병원에 온 첫날의 단상들이 기억난다. 대학병원의 집중 치료실에서 퇴원을 해서 이동 침대에누워 복도를 지났던기억, 복도의 전등이 눈이 부셨다. 쌀쌀했던 날씨, 그리고 이 병원에 도착해서 난생 처음 탔던 휠체어, 엄마의 서툴렀던 휠체어 운전..입원 검사를 위해 피를 뽑던 차가운 주사기, 그리곤 블랙아웃, 병실에서의 기억은 밤에 간병사 여사님이 나에게 화를 내던 목소리.... 계속 화를 내며 트집을 잡던 여사님을 견딜수 없었다.밥 먹을때 많이 흘리기에 방수용 앞치마를 해야하는데 암마가 일반 앞치마를 사왔다고 이런거 사왔다고 엄마 욕을하고, 수면양말에서 보푸라기 떨어진다고 욕하고, 참다참다 입원 3일이 지난 2월 6일 친구에게퇴원 좀 시켜 달라고 카톡을 보냈고, 한걸음에 달려온 친구는 병원을 뒤지어 놓았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보호자인 엄마에게 연락을했고 엄마는 내 핸드폰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난 세상과 소통할 유일한 창구를 잃었다. 그때부터 생각이란걸 시작했던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정리해야 될 일들에 대해서,그뒤로 내가 인지가 당연하게 없을거라 생각해서 뺕어내던 막말들 핸드폰만 있다면 녹취를 했을텐데.....엄마가 나에게 핸드폰을 다시 가져다준 6월 2일까지 내가 힘든 환자이기에 그만둔다던 여사님들 그렇게 난 문제 환자가 되었다. 공동간병에서 나 하나가 문제 였겠는가? 그때까지 입을 완전히 닫고 살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남에게 피해주는 것이 너무 싫어서....기저귀를 갈아주며 너때문에 힘들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대소변을 참기시작 했다. 그 버릇이 지금까지 습관되어 4월이후 나를 맡아준 여사님도 어쩜 그렇게 소변을 안보냐고 할 정도로, 물론 지금 여사님도 나를 맡으실때 싫다고 엄청 불만을 토로 하셨고, 그런것이 싫어 재활시간에 혼자 할수 있는것들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이전 여사님들이하도 몸이 무거워 힘들다하여 밥을 반이상 남겼고, 오래 같이 입원했던 환자들이개인이 가져온 반찬을 나눠주며 밥을 더 먹도록 도와 줬다.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줬던 말들 때문에 더 먹긴 힘들었다. 그뒤로 재활시간에 치료사 선생님께 혼자 휠체어에서 침상으로, 침상에서 휠체어로 움직이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고 맹연습을했다 이걸 할 수 있을때부터 난 많이 좋아진 환자가 되었다. 이글을 쓰고 있는 재활시작 6개월이 지났는데 마비된 외쪽 손가락을 움직이지도, 왼편다리로 서지도 못하는데... 정상인 오른쪽 손과 발이 모든것을 하는데.. 그것이 좋아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