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병원 181일째

MyStory 2020. 8. 1. 07:59 |

오늘은 아침을 먹고도 배고프다.
감자볶음은 덜익어 서걱 거리고, 비름나물은 특유의 향기로 먹기힘들고... 결국 1/5 김싸서 먹고 끝.
날도 우중충, 새벽 3시에 마비가 온 왼편에 강직이 와서 잠도 제대로 못 잤으니 잠이나 자는걸로..

[아침]

 [점심]

[저녁]



가끔 다른환자의 재활을 도와 줄때가 있다.
감동적 순간을 목도 한다. 오늘 그런 순간이 눈앞에...
우리방엔 이 병원 최고령 92세 김씨할머니가 내 옆자리이다.
몇일전 밤이건 낮이건 말을하셨던 김씨 할머니와 박씨 할머니가 뱡실을 바꾸셨다. 박씨 할머니믄 몇일이 지났으나 한마디 말씀도 하지 않았다.
오늘 첫마디를 하셨다. 점심전 목욕을하시고 침상에 누우셨고, 무릎담요를 자꾸 끌어 ㅇㄹ리시기에 충신지 여쭈니 고개를 끄덕이시며 그렇다고하셨고, 최고령김씨할머니가 일어나셔서 가슴까지 덮어드렸다. 박씨 할머니는 최고령 김씨 할머니보다 1살이 적으시다.
고령김씨 할머니는 말문을닫고 사시는 밧씨 할머니에게 아이들이 말문을여는 엄마부터하자. 물 마시고 싶아도 말을해야 누가 가져다주니 말을해야 한다고 설득을 하기 시작하셨고, 옆에서 내가 박씨 할머니에게 할머니보다 1살이 많으시니 언니라고 하시라고했더니 박씨할머니는 눈물을 그렁거리시며 소리는 입밖으로 안나왔지만 입모양으로 언니라고 염달아 모양을 지어보이셨다. 91세에 언니를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친언니가 챙겨주듯 이불을 덮어주고 진심으로 말을해야한다고 하시는 말씀에서 뭔가를 느끼신듯하다.
5분 남짓 시간이지만 진한 감동의 장편 영화를 본듯하다. 앞으로 박씨 할머니의 변화가 기대 된다.

Posted by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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